AI 쓰는 사람은 두 배가 됐는데, 일하는 방식을 바꾼 회사는 열에 셋
딜로이트 조사 … 도구를 쓰는 비율 30%→60%, 업무 구조를 바꾼 비율 31%
AI 도구를 쓴다고 답한 비율은 1년 사이 30%에서 60%로 두 배가 됐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고 답한 기업은 31%에 그쳤다.
구본승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는 한국경제TV와 딜로이트 컨설팅이 함께 여는 마케팅 책임자 AI 실무 인증 과정 강의에서 자사 글로벌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도구는 빠르게 퍼졌는데 조직이 일하는 구조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가 이 둘을 굳이 갈라서 보는 이유가 있다. AI를 업무에 끼워 넣는 것과 업무 자체를 다시 짜는 것은 다른 일인데, 회사 안에서는 같은 말로 불린다는 것이다.
네 단계로 나눠 보면
딜로이트는 기업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네 단계로 나눈다. 0단계는 쓸 수 있는 여건이 거의 없는 상태, 1·2단계는 일부 업무에서 써 보며 경험을 쌓는 상태, 3단계는 AI가 사람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처리하며 사람이 그 과정을 감독하는 상태다.
흥미로운 것은 0단계에 아주 작은 회사와 아주 큰 회사가 함께 있다는 점이다. 작은 회사는 사람과 시간과 돈이 모자라 당장의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큰 회사는 반대다. 규제가 촘촘하거나 보안을 무엇보다 앞세우는 곳에서는 위험을 피하는 쪽이 옳은 판단이 된다.
국내 기업 상당수는 2단계 중간쯤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구간을 넘기 어려운 고비로 봤다.
도구를 넣는 것과 일을 다시 짜는 것
그가 말하는 전환은 순서가 바뀌는 일이다. 처음에는 어떤 도구를 도입할지를 묻다가, 다음에는 어떤 업무를 맡길지를 묻고, 결국에는 사람이 계속 쥐고 있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묻게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AI는 시키는 대로 하는 자리에서 직접 처리하는 자리로 옮겨 간다. 사람의 역할도 지시하는 쪽에서 사람과 기계 사이를 조율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쪽으로 바뀐다.
구 파트너는 AI를 도입한다는 것이 곧 전환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넓게 보고 넘기는 일, 많은 양을 빠르게 훑는 일은 기계가 낫고, 맥락을 읽고 마지막 판단을 내리고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설명이다.